전자담배를 입문한지 어언 2주

한동안 베이핑을 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추천으로 구매했던 액상인 몰디브라는 액상은

이름답게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잔 슥 걸치고

태닝한 바텐더 누나에게 껄떡거리다가 뺨따구 맞은다음

씁쓸하게 담배한개피 슥 피는 그런 맛이라

'와 뭐고 전자담배 졸라 맛있다더니 개구라네'

하고 실망을 금치 못했는데

검색도중 딸기액상이 그르케 달다는 말을 듣고

지인, 친구, 오프라인 매장까지 돌면서 딸기액상을 찾아봤지만

너무 설탕덩어리거나 너무 자극적인 맛이라

그저 딸기향을 위해 수없이 많이 희생된 연지벌레들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나와바리에 오랜만에 놀러온 지인의

'니 달다구리한 딸기액상 찾으면 딸기엔딩 함 피볼래?'

하는 말을 듣고

부랴부랴 검색해서 구매하게 된 딸기엔딩 입니다.

딸기우유 맛이 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대감을 부풀리던 금요일

택배가 도착하자마자 발라리안 팟을 꺼내서 미온수에 빡빡 씻어주고,

코일까지 뜨끈뜨끈한 새 코일을 끼워서 한대 쓱 피워봤는데

와 제가 찾던 딸기엔딩 여기있었네요.

이 액상의 이름이 왜 딸기'엔딩'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제 딸기를 찾기위한 여정이 해피엔딩을 맞았거든요.

뚜껑을 열자 난 향은 마치

비비꼬여서 물가상승에 따라 길이까지 짧아진 스크류바 냄새가 나길래

'아 뭐고 이것도 인공향료 냄새 쩔것네'

했지만 그래도 기왕 산거

피워보자 하면서 함 슥 빨아봤더니 입 속에서

딸기와 츄잉검이 양옆으로 탱고를 추는데

마치 인간가습기를 마냥 뻐끔뻐끔 미친듯이 피웠습니다.

이건 딸기우유가 아닙니다.

제가 찾던 딸기우유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생딸기도 아니었습니다.

마치 표현하자면 '딸기우유맛이 나는 껌'을 단물만 쫙쫙 씹어먹다가

단 물이 빠지기 전 껌종이에 뱉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앞에 들었던 딸기우유 맛도 아니고 생딸기맛도 아니었지만 그게 뭔상관입니까

이 액상 준나게 맛있습니다.

이렇게 제 딸기를 찾아떠난 여행이 엔딩을 맞았듯

이 리뷰를 보고 아직까지 엔딩을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스트로베리엔딩이 누군가의 엔딩이 되길 바라며 이 리뷰를 작성합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점은

공부를 해야 가방끈이 길어지고, 인터넷을 오래해야 휴지끈이 길어지듯

액상도 여러가지 맛을 보고 경험해 봐야 코일솜이 좀 길어져서

액상 회사나 이름만 슥 보고도

'와 이건 구매각이다.' '와 이건 걸러야것네' 이게 될 탠데

한동안 딸기액상은 이 것만 구매 하면서 입맛이 고착화 될까봐

그거 하나는 좀 걱정됩니다.